[영화]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

* 별다른 내용 누설은 없으나,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은 보신 후에 읽으시기를 권장합니다.
(이거 뭐 김 방부제도 아니고..-_-a)


 확실히 어렸을 때는 영화든 게임이든 무언가를 보면(플레이하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많은데, 언젠가부터는 그런 기억이 거의 없다. 10여년 만에 그런 습성을 깨고 극장을
2번 찾게 했던 영화가 바로 트랜스포머. 초반의 퍼즐놀이와 지구방위군 미군 캠페인 광고는
조금 지루했지만, 모든 변신 신과 전투 신이 스타일리시 그 자체였다. 스토리가 뻔하다고 해
도 10 ~ 20분만 참으면 굉장한 장면을 볼 수 있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타워즈 이후 다시금 기다릴 영화가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2년동안의 설레임을 넘어
드디어 2편의 개봉. 개봉날 강남 CGV에서 보고 어제 인천 CGV Starium관에서 재감상을 했다.
이번에는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사정없이 쏟아댄다.  스펙터클 -> 조크 -> 퍼즐 -> 스펙
터클 -> 조크...이 순환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옵티머스 프라임의 나레이션과 린킨 파크의
주제가가 흐르고 있다. 

 전작이 1억 5천만 달러, 속편이 2억 달러의 예산을 썼다고 하니, 전작에서 엔진 개발비(?)로 들
었던 비용과 추가로 붙은 5천만달러만큼이 스펙터클에 쓰였을 것이다. 굳이 계산을 하지 않아도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스펙터클의 물량공세는 엄청나다.

 주인공들이 쉬지않고 달리는 플롯도 전작과 동일하다. 샘은 여전히 괴성을 지르며 열심히 뛰어
다니고, 미카엘라는 초반에 섹시한 자태로 눈길을 사로잡고, 후반에는 적절한 타이밍마다 절규
와 눈물을 쏟아준다. 시몬스는 비장함과 개그를 넘나들고, 새로 동참한 레오는 그에 좀 더 과격
한 개그로 많은 웃음을 준다. 여튼, 이 모든 것은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스펙터클에 더 많은 지분
을 할애했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줄었으니 스펙터클을 보여주기에는 더 나은 환경이 되었다. 

 하지만, 뭔가 아쉽다. 왜 아쉬울까? 2번째 디지털 상영까지 본 후 나의 결론은 이렇다.


 '스펙터클의 홍수 속에 스타일리시는 없었다.' 


 처음 상하이에서의 추격신까지는 전작의 느낌을 어느정도 살렸지만, 그 이후에는 전작을 뛰어넘지
못하고 물량에 치중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분명 많은 것을 보았고, 시간가는 줄은 몰랐지만 보고난
뒤 기억나는 장면이 그다지 없다. 개인적인 느낌일 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빠른 격투신에서 로봇
들이 어떤 동작을 하는 지 잘 보이지가 않았다. 2번째 디지털 상영에서 조금 나아졌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슷했다.

이 장면은 지금도 뇌리에 생생한데..2에서는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지?
 
 매트릭스가 1편에서 보여준 충격적인 비주얼은 이후의 영화와 게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편과 3편에서는 전뇌공간이 아닌 실제 세계의 전투를 보여주느라 본질을 잃지 않았나 생각한다.
실제 세계는 그저 상상에 맡기고, 전뇌공간의 비주얼을 좀 더 승화시켰다면 2는 삼국무쌍, 3은 드래
곤볼. 뭐 이렇게 기억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매트릭스 2에서 이것 외에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가?

 그런 점에서 트랜스포머는 좀 더 아쉽다. 매트릭스처럼 확장된 세계관을 설명할 필요도 거의 없고,
1편과 연결되는 부분도 거의 없었다. (그나마 1편에서 꽤 비중있게 출연했던 조연들도 잘 보이지 않는
다.) 또한, 동일하면서 더 단순한 플롯을 사용했기 때문에 보여줄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서 보여
진 것은 물량이었다.

 그러나 (다들 예상하실 결론이지만) 8000원 내고 2번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은 충분하다.
아직 안 보신 분은 어서 극장으로..후회는 없다. 감상을 썼으니 이제 다른 분들의 감상을 보러 가야겠다.


PS. 주위에서 레일건 레일건 할 때 트랜스포머 이야기인지 아예 몰랐었는데, 다시 보고나서야 그 어색
함이 콱 와닿았다. 강철 미사일이라니-_-;;

 

by 윌리엄 | 2009/06/28 11:21 | 기타등등 | 트랙백 | 덧글(10)

MMORPG게임기획실무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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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이벤트의 배치
영화가 시퀀스로 구성되고, 희곡이 막과 장으로 구성된다면, 게임은 이벤트로 구성된다. 이벤트는 유저가 주인공을 조종하고, 전투하고, 아이템을 찾고, 레벨업을 하는 사이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유저는 시나리오 작가가 놓아둔 이벤트를 찾아다니며 시나리오를 진행해 나간다. 시나리오 역시, 항상 다음 이벤트를 찾는 방법을 포함하기 마련이다.
 집 밖에는 세계의 배경을 설명해주는 아주머니가 대기하고 있고, 갈림길에서는 이정표가 길을 가르쳐주고, 꽃 파는 아가씨가 다음에 만나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알려준다. 닫혀있는 문 옆에는 열쇠를 찾는 법을 아는 사람의 친구의 삼촌의... 어쩌고가 대기하고 있다. 길을 가는 사람은 '저쪽 섬에 보물상자가 있다는데....' 하면서 괜히 주인공 옆을 어슬렁거린다.

 1 - 붙들어 매기
 게임은 어린아이를 옆에 두고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것과도 비슷하다. 내버려두면 아이는 금방 먼 산을 보거나 딴 짓을 한다. 시나리오상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벤트는 <길고 적은 것>보다는 <짧고 많은 것>이 좋다. 이벤트가 길어지면 - 웬만큼 그 이벤트가 감동적이지 않는 한 - 게이머가 게임에서 빠져 나와 버린다. 이벤트와 이벤트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면, 또 마찬가지로 게이머가 게임을 때려치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심스럽게, 한가지 제안을 해 보겠다.

 어떤 이야기든 상관없다. 서로 이벤트가 연관되지 않아도 좋다. 재미가 있든 없든, 내용이 썰렁하든 말든 상관없다. 단지, 게임 안에서 5분-10분에 한 번씩 이벤트가 일어나도록 구성해 보자.. 그것도 2-3분 정도의 짧은 이벤트로. 아마 '훌륭한 시나리오'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중독성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웅전설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구성을 갖고 있고, SRPG는 구조상 어느 정도 그런 형식을 갖고있다. 열혈강호, 포가튼 사가, 악튜러스는 위의 원칙을 지켜 본 시나리오성 보다 더 높게 평가받았다고... ... 믿는다. 물론 본래의 시나리오도 훌륭하지만.

 이벤트는 유저에게 주는 선물이다. 어려운 일을 하면 긴 이벤트를 선물로 주자. 쉬운 이벤트를 하면 간단한 이벤트를 선물로 주자. 아이를 키우듯이, 상벌을 잘 계산해서 배치해야 한다. 물론 - 1등상으로 초호화판으로 꾸며야 할 것은 - 두말할 것 없이 엔딩 이벤트다.

by 윌리엄 | 2009/06/11 14:19 | 게임개발 독서메모 | 트랙백 | 덧글(3)

게임개발에서의 커뮤니케이션


http://touch-ds.jp/mfs/st95/interview3.html

이와타 사토루 사장과 리듬천국 개발팀의 대담. (번역을 할 여유가 없어 일단 링크만..)


 리듬천국 골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던지라, 이렇게 만들어졌으리라고 감히 예측해 본 적도 있는데,
역시 편견은 무서운 것. 이런 기발한 컨셉을 만들었으면 적어도 스파 4 컴포저 정도의 외모를 상상
했는데, 가전제품 A/S센터 아저씨같은 잠바를 입은, 아니 입지 않아도 그냥 아저씨같은 모습이다.

 겉모습보다 더 놀랐던 것은 디렉터의 성격. 대화를 보면 이건 정말 선문답하는 것도 아니고..자신의
나처럼 성질이 급한 사람이라면 금새 지쳐 나가떨어졌을 것 같다. 게임 전체를 총괄하는 디렉터의 위
치에서 이런 태도라면 팀이 굴러갈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를 보면
모두 그를 굳게 믿고 따르고 있다.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할까? 

  리듬천국 골드 이야기에 이르러서야 그 의문이 풀린다. 그것은 바로 '게임'. 왠지 선문답 같지만 게임
이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만들어서 보여주고, 그것을 본 사람들은 '이 사람의 것은 뭔가 다르다' 하고
경탄한 후 별 의문 없이 작업을 도와준다.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고민이 많은 요즘이라 느끼는 것이 더욱 많았다. 내 생각을 보다 잘 전달하고,
사람들을 잘 구슬려서 문제없이 일이 되도록 만드는 스킬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시간에, 정말 뭘 만들
려고 했었는지를 조금씩 잊게 되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말할'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여줄' 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최고의 보여주기
는 프로토타입일 것이다. 그러니까 매일매일 게임오븐 트레이닝! (라고 하지만 난 이제 막 튜토리얼을
마쳤을 뿐이고..)

by 윌리엄 | 2009/06/10 09:57 | 나의 생각상자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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